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각종 비위 의혹에 연루된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하지만 김 전 원내대표가 즉각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히면서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약 9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징계 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의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밤 11시를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당헌·당규상 징계 시효는 3년으로 규정돼 있어 일부 의혹의 경우 시효 완성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한 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여러 사유만으로도 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에 출석해 “3년의 징계 시효가 지나 징계 사유가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내대표가 연루된 의혹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의원 관련 1억원 공천헌금 묵인 ▲지역 구의원 공천 헌금 3000만원 수수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등 총 13가지에 이른다.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김 전 원내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밝혔다.
당 규정상 징계 대상자가 재심을 청구할 경우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등에서 해당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 윤리심판원의 징계 결정에 대한 재심 결정은 재적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며, 접수일로부터 60일 안에 심사·의결해야 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재심 신청이 있을 경우 14일 최고위와 15일 의원총회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윤리심판원이 김 전 원내대표 재심 청구를 기각하거나 당 지도부가 윤리심판원 결정을 토대로 비상징계권을 발동할 수 있는 선택지도 남아 있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당이 김 전 원내대표의 반발과 정치적 공방에 상당 기간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를 필두로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을 선출하며 새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6·3 지방선거 승리와 사법개혁 완수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김 전 원내대표 징계 문제가 향후 당 운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정민 기자





